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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이집트 여행기 (2)

by David Kim 202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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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혹은 출장을 다녀오며 경험한 것들과 느낀 것들을 자유롭게 다룹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이며, 여행 시기에 따라 최신 정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안녕하세요 데이빗입니다.

2023년 8월 이집트에 다녀왔습니다.

저에게는 꿈의 대륙이었던 아프리카, 그리고 미지의 지역인 중동, 그 첫 시작을 이집트로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놀라웠던 이집트 여행기,

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집트 둘러보기

이집트의 풍경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차이는 바로 색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풍경의 색감을 떠올리자면, 파란 하늘과 초록 나무들과 전반적으로 건물들에게서 느껴지는 무채색의 회색 계열이 지배적이라 느끼는데, 이집트는 건조하고 사막이 많은 나라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황색 계열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파란 하늘과 나무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풀이 적고 모래가 많은 풍경에 건물들을 봐도 대부분이 모래색에 가까웠습니다.

나무도 많이 있지만 전반적인 건물 색이 모래색이다. 이 부분이 참 이국적으로 느꺼진다.

한국도 적지 않은 편이긴 하지만, 이집트에는 개 고양이가 참 많습니다. 특히 주인 없는 개 고양이를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개체수 조절이 어려울 테니)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대부분 매우 태평하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들개, 길고양이의 경우 사람들을 피해 다니거나 숨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집트에서는 딱히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때때로는 사람들에게 치대는 개냥이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습니다. 

주차된 (혹은 버려진) 차 위에서 한가롭게 잠을 자고 있는 강아지

거리의 풍경은 어느 나라나 그렇듯 동네에 따라서 편차가 컸습니다.

잘 살고 부유한 곳은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된 편이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곳은 조금 더 혼란스럽고 지저분할 수 있는데, 이집트 역시 동일했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곳은 신도시에 해당하는 '뉴 카이로' 인근이었는데, 여기는 상대적으로 정돈이 잘 되고 깔끔한 편이었습니다. 도로도 잘 정비가 되어있고 나름 깔끔하게 유지가 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구 시기자의 상업지구로 진입하면 도로 상태도 좋지 않고 무엇보다 길가에 쓰레기가 정말 엄청나게 많은 경우도 볼 수가 있습니다.

뉴 카이로에서 구 시가지로 향하는 일종의 고속도로. 깔끔하고 넓게 길이 날 정비되어 있다.

이집트의 물가

사실 한 나라의 물가는 쉽게 얘기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세계 경제의 상황에 따라,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환율만 하더라도 제가 방문할 당시였던 2023년 8월 기준 1 EGP가 43원 정도였는데, 불과 1년 전인 2022년 8월 기준 1 EGP는 70원 정도였으니까요. 1년 만에 환율이 40% 정도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집트 경제에 큰 파동이 있었다는 것이고, 그 당시의 물가와 지금의 물가를 같다고 보기는 또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여기에서 소개하는 물가 수준은 어디까지나 2023년 8월 기준으로 봐주시고, 실제로 이집트를 방문하실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여담으로, 정확한 지표라고까지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빅맥지수를 참고하여 물가 수준을 짐작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음식점에서 사 먹는 비용은 한국보다는 조금 저렴한 정도로 이해하면 편합니다. 참고로 제가 있었을 당시에 맥도널드에서 세트 하나 사 먹는 비용이 약 4천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산품의 가격은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전통시장 같이 가격을 후려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옷을 사거나 기타 물품들을 사고자 할 때 '한국보다 저렴하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접근하면 한국과 별 차이 없는 가격에 놀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집트의 교통

이집트의 교통은 매우 독특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차선의 의미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도로에 차선이 그려져 있기는 하지만 차선을 따라서 가는 차는 거의 드물며 모두 요리조리 좌우로 움직이며 각자의 갈 길을 가는 편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러한 운전 방식에 익숙한 듯 깜빡이가 없이도 다들 차선 변경도 잘했으며, (사실 차선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의 운전입니다. 카트라이더를 생각하면 될 듯...?) 인도와 달리 경적도 울리지 않고 차분하게 운전을 했습니다. 물론 교통 체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이며, 교통 체증이 심한 지역(특히 구도심지)의 경우 역시나 경적이 대화의 수간이 됩니다. 교통 체증이  심해져 정체가 되는 경우는 보통 좁게 사이사이로 잘 껴서 천천히 달리는 편이었으며, 4차선 도로면 대략 6대 정도의 차가 한 줄에 서 있었습니다.

오해가 있을까봐 말하자면, 앞에 있는 차들 중 차선 변경중인 차는 한대도 없다. 그냥 저렇게 가는 것이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이집트에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그래도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는데 횡단보도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될 것 같고, 신호등을 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보행자가 도로를 건너는 방식은 무단횡단입니다. 횡단보도도 없고 신호등도 없기 때문에 눈치껏 차 오는 것을 보고 피해서 건너는 방식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아찔한 순간을 여러 번 봤는데 현지인은 미동도 않고 유유히 운전하는 것을 보고 이것 또한 문화이며 생활양식의 한 부분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운전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사고가 나지 않고 교통이 유지될 수 있을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대한민국 기준으로, 당장 좌회전만 생각하더라도 몇몇 교통량이 많지 않은 곳의 비보호 좌회전을 제외하면 '어떻게 신호등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 없이 좌회전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네, 여기서 말씀드리는 놀라운 사실, 이집트에서는 작은 골목들을 제외하고는 좌회전이 거의 없습니다. 다시 말해, 교차로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뉴 카이로와 같은 신도시의) 대부분의 도로가 일방통행이고, 왕복으로 도로가 있는 경우 유턴으로 중앙 분리대를 넘어갈 수 있도록 도로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턴할 때에도 신호등 따위는 없고 눈치껏 넘어가면 됩니다.)

다시 말해, 운전을 하다가 진행방향 기준 왼쪽으로 가고자 한다면, 유턴 후 우회전을 해서 가야 합니다.

혹은 이보다 규모가 큰 도로의 경우 인터체인지 형태로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도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는 흔치 않으며, 보통 회전교차로로 이동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아래 이미지들은 구글 지도에서 이집트 뉴 카이로 지역의 도로 형태를 임의로 가져온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형태의 도로들은 이집트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Image from Google Map
Image from Google Map

 

여기까지 읽으면, '그러면 차들이 과속하기 너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일방통행에 교차로, 신호등까지 없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죠. 심지어 과속 방지 카메라 같은 것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이집트의 도로에서는 과속방지턱이 많이 있습니다. 정말... 너무 많이 있습니다.

고속도로나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고가도로와 같은 경우는 없지만, 사람의 통행이 조금이라도 있을 가능성이 있는 도로면 정말 생뚱맞아 보이는 곳에도 과속방지턱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심지어 과속 방지턱의 높이도 한국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수준으로 매우 높고 크게 되어 있어서 과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차 속도를 거의 정지하다시피 낮춰야 서스펜션에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과속방지턱이 없는 곳에서는 마음껏 과속하고 칼치기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도로교통법상의 속도 규정은 있지만, 경찰조차 사이렌 없이 과속에 칼치기하고 다니는 것을 이집트 출장 중 수차례 목격했는데, 일반 시민이 지킬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오토바이 통행량이 베트남이나 인도 같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도로에서 오토바이도 종종 보이긴 했으나 대부분이 차량이었습니다.

 

이집트의 교통은 사실상 저에게는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횡단보도가 없어서 보행자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나, 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 과속하는 것 등에 대해서는 변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의외로 신호등이 없이도 교통이 물 흐르듯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은 나름대로의 고민의 흔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시간에 교통체증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넘쳐나는 차량과 다수의 신호로 인해서 꽉 막혀 있는 듯한 서울에 비해, 느리더라도 물 흐르듯이 꾸준히 움직이는 카이로의 도로를 봤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시의 형태와 인구의 밀집도 등 다양한 변수가 고려되어야 하며, 이것만으로 이집트의 교통이 대한민국보다 낫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집트에서는 이집트에 맞는 도시 계획과 교통의 흐름들 만들어냈고, 그 안에서의 질서를 갖추고 사람들이 살아간다는 느낌을 이집트의 교통 체계를 보면서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집트를 출장 차 방문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는 많지 않았는데, 지나가면서 보았던 이집트의 대중교통 역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버스 운행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우선 별도의 버스 정류장이 없습니다. (물론 그들에게는 있겠죠... 눈에 보이는 버스 정류장이 없을 뿐) 그리고 시내버스라고 시각적으로 구분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물론 그들은 알겠죠... 시각적으로 다른 큰 차량들과 차이가 없을 뿐) 마지막으로 타고 내리는 절차가 없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정류장(?)에 도착해서 버스가 멈추지 않습니다. 다만 속도를 매우 느리게 해 주면 사람들이 달리는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올라탑니다.

농담 같겠지만 진짜입니다. 사람이 매우 많이 타거나 내려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버스는 거의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립니다.

이집트의 버스는 멈추지 않아!

이집트 여행기 (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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