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혹은 출장을 다녀오며 경험한 것들과 느낀 것들을 자유롭게 다룹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이며, 여행 시기에 따라 최신 정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안녕하세요 데이빗입니다.
2023년 8월 이집트에 다녀왔습니다.
저에게는 꿈의 대륙이었던 아프리카, 그리고 미지의 지역인 중동, 그 첫 시작을 이집트로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놀라웠던 이집트 여행기,
그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집트 관광
한국에서 쉽게 가기 어려운 이집트이지만, 출장 차 방문이다 보니 사실 관광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 간신히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고, 박물관까지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에 가기 전부터 참 많이 들었던 얘기가 관광지에서의 지나친 호객행위였어서 긴장을 빡! 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는 심하지 않았습니다. 호객행위는 분명히 많았으나 지나치게 강요하거나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라서 모자나 스카프 등 물건들을 내밀면서 소개를 해도 웃으면서 'No, Thank you'를 하면 다들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같이 미소를 지으면서 유유히 다른 사람을 찾아서 이동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불쾌하다거나 불편한 느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피라미드는 경이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작은 키가 아닌데 피라미드 맨 아래의 높은 돌은 제 가슴 높이까지 올라올 정도로 거대한 돌들을 쌓아서 만들었습니다. 돌 하나하나가 결코 작지 않은데, 심지어 이 돌들을 정교하게 깎아서 어마어마한 높이로 쌓았다는 것 자체가 정말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웅장한 외부와는 달리 피라미드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가 다녀온 쿠푸왕의 피라미드 기준) 허리도 제대로 필 수 없는 좁은 통로의 계단을 오르내리고 나서야 작은 방에 도달할 수 있는데요, 그 방에는 왕의 무덤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관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연히 석관은 비어있고, 주변에 부장품들도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내부를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고대인들의 건축 기술력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저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집트의 박물관
이집트 하면 고대 유물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저희가 생각하는 고대 로마 시대의 사람들조차도 당시의 고대 문명이었던 이집트의 문명을 보기 위해 관광을 나섰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집트의 오래된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박물관의 유물들도 정말 오래된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래 유물들은 기원전 약 2600년경, 2300년경으로 보고 있는데, 오래된 유물은 고조선 건국보다도 수백 년 앞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 이모저모
이집트에서 경험한 여러 가지 사실들과 감정들을 모아봤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당연한 것은 아니었고 전혀 다른 문화들이 존재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의 숫자
혹시 아래 문자들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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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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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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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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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현대 중동 지역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동아라비아 숫자'입니다. (순서대로 0123456789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표기법의 숫자는 '서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릅니다. 숫자라는 것을 표기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놀라울 수 있는데, 조금 더 우리에게 친숙한 로마자 표기 혹은 한자 표기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법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현대에 들어서면서 쇼핑몰이나 대형 마트, 관광지와 같이 외국인들의 방문이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서는 '서아라비아 숫자'를 병행 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이집트를 비롯한 여러 중동 국가들에서는 삶의 매우 밀접한 영역에서 '동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집트 혹은 중동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숫자 표기법 정도는 익혀 가시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집트의 자동차들
이집트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보셨듯이 한국 차량도 다수 있고, 일본, 독일,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차량들이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차량의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건조하고 먼지가 많이 날리는 사막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우 먼지가 상시 있기 때문에 세차를 포기하거나 세차를 해도 쉽게 더러워질 수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차량의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단순 긁히고 찌그러진 차는 매우 흔하게 볼 수 있고, 심한 경우 뒷 범퍼가 아예 없는 채로 도로를 활보하고 있는 차량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차라는 존재에 대해서 가치적인 측면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을 우선시하는 것인지, '차는 움직이면 되는 거지'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고에 대한 대처 방법도 매우 새로웠습니다. 실제로 제가 이집트에서 지내는 동안 경험한 (경미한) 교통사고에 대해서 잠깐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골목길을 차로 가는 상황이었고, 사거리 즈음에서 앞에 차가 멈춘 상황이라 저희 차도 뒤따라 멈춰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차가 길을 잘못 들어섰는지 갑자기 후진을 시작하더니 뒤에 서 있던 저희 차에 부딪혔습니다. 물론 멈춰있다가 후진하는 상황이었어서 속도가 빠르지 않아 큰 충격이 있던 것은 아닙니다. 속도가 느렸다고 하더라도 차체가 흔들리는 정도의 사고였고 한국이었으면 바로 보험을 불렀을 상황인데, '쿵'하고 부딪히더니 앞차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서 뒤에 와서 상황을 대충 슥슥 보더니 저희 차에 대고 별거 아니라는 듯이 따봉을 올리더니 다시 차에 타서 유유히 갈 길을 가더군요. (혹시 오해가 있을까 말씀드리면 저희 차는 멈춰서 있는 상황이었고, 앞차가 가해차량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저희 차 운전자도 허허허 웃더니 저희를 보고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 그대로 갈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가해 차량도 피해 차량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이집트의 주말과 식사시간
이집트는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은 나라로 이슬람교의 교리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이슬람교의 안식일 교리에 따라 금요일을 성스러운 날로 여깁니다. 그래서 주말이 금-토가 됩니다(!)
많은 이슬람 국가들이 이와 유사하게 금-토 주말 체제를 유지하는데, 이마저도 현대에 들어서서 변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례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매우 철저하게 이슬람교의 교리를 지키는 국가인데, 2013년 6월 29일을 기해 금-토 주말 체제로 변경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목-금 주말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이집트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을 방문하실 계획이 있다면, 꼭 주말이 언제인지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식사시간 또한 매우 새로웠습니다.
일을 하다가 오전 11시 반이 조금 넘어가면서 슬슬 배가 고파져서 이집트 직원에게 점심을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갸우뚱하면서 아침을 얘기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더군요. 결국 몇 번의 대화를 통해서야 제가 생각하는 식사 시간의 기준과 이집트 직원이 말하는 식사 시간이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상세하게 들어가면 가정에서의 식사 시간과 직장에서 통용되는 식사 시간의 차이가 조금 있겠지만, 보통 아침 식사를 11시~12시 점심 식사를 4시 전후 저녁 식사는 거의 하지 않거나 간단한 식사를 9시 이후에 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보통 아침으로는 차나 커피에 빵과 삶은 콩 등을 곁들여서 간단하게 먹는 편이고, 점심 식사가 보통 하루의 메인 식사가 됩니다. 이때 수프, 빵과 고기 등 다양한 음식들을 든든하게 먹어주고, 저녁식사는 별도로 하지 않거나 가볍게 하는 편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레스토랑의 경우 우리에게 익숙한 식사 시간에 맞게 음식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미리 확인만 하고 가시면 식사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집트의 행정처리(도로공사)
사실 이집트에 있었던 짧은 시간 동안 그 나라의 행정 처리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요.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도 사실상 이집트의 전체적인 행정 처리라기보다는 제가 목격하게 된 특정한 사건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아래 사진을 봤을 때 이상한 점이 혹시 보이시나요?
위 사진을 보면 아파트의 일부가 뜯겨 나간 것 마냥 부서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함께 있던 이집트 사람에게 물어보니 지금 달리고 있는 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아파트가 경로를 막고 있어서 막고 있는 만큼의 일부를 부순 것이라고 합니다. 그 결과 위 사진처럼 아파트의 일부가 철거되어 철골들이 그대로 노출된 채로 방치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해당 아파트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도로를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이미 지어져 사용하는 아파트를 저런 식으로 일부만 철거하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웃긴 것은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들이 도시 계획의 일부이거나 국토부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닌 무단으로 지어진 아파트들이었다고도 합니다.
물론 이집트 내에서도 희귀한 케이스들일 것이고 여러 가지 속사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참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정리
정말 짧은 시간이었고, 이집트의 많은 곳을 둘러본 것이 아니었지만, 이집트는 참 매력적인 나라라고 느껴집니다.
여유롭고 느긋한, 그러면서도 친근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인도를 참 많이 떠올리게 했습니다.
기온이 높아 더웠지만, 건조해서 생각보다 쾌적했던 날씨는 보다 많은 곳을 걸어가고 싶게 했습니다.
피라미드를 비롯한 거대한 고대 문명들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 이집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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